내가 가 본 곳

굴업도 여행기 - 2편

파워맘 2013. 10. 14. 18:51

 

2013년 10월 12일

 

어제는 배가 안 떠 강화도 함허동천에서 1박.

한데 고려훼리에 연락해 보니 오늘은 배가 뜬단다.

일찌감치 아침밥을 해 먹고 텐트를 걷은 후 인천연안여객터미널로 고고씽~~

 

바닷가에 왔는데 회를 안 먹을 수 없다는 의견으로 연안부두 어시장에서 농어 3kg짜리 큰 놈으로 회를 뜨고 밴댕이와 전어회 한 접시씩, 그리고 상추 200g을 사서 씻은 후

일행들이있는 연안여객터미널러~~

시간상 점심을 해 먹기가 여렵기에 김밥도 산 후 11시 10분발 덕적도행 스마트호에 올랐다.

 

이렇게 산더미 같은 베낭을 맨 여인네들의 모습에 놀라는 이들이 부지기수.

배는 어느 덧 인천데교 아래를 지나간다.

항상 다리 위로 운전하면서 보던 인천대교 인지라 어찌나 감계무량 하던지......

 

 

드디어 덕적도에 도착.

한데 굴업도를 가는 율도선은 1시간 10분 후에야 온단다.

그래서 여행객을 위한 천막 아래에서 회 시식.

85,000원 어치나 사서 너무 많이 산건 아닌가 염려 했는데 웬걸~~

아주 싸악~ 비웠다.

먹는게 워낙 느린 죽비님은 자기앞에 회 몇 조각 꼬부쳤는데 그걸 넘보는 여인네들이 있어 작은 실갱이(?)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다 먹은 후 누군가가 라면이 먹고 싶단다.

먹을 사람은 각자의 라면을 내 놓으라는데 난 민박으로 왔기에 라면도 없네?(불쌍혀 ㅎㅎ)

할 수 없이 물 부어 먹는 떡국을 내 놓고 라면을 얻어 먹었다.

다 먹은 후 마침 수퍼가 보이길래 라면 5개를 사서 배낭에 넣고서 "두고 봐라, 나도 라면 5개나 있따.' 하는 기분이 되니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이 들었으니 ㅎㅎㅎ

(회 먹는거랑 라면 먹는거 사진 못 찍었씨유. 얻어 먹기에 너무 급급해설랑)

(요기서 생선회랑 라면 먹음)

드디어 1시 40분 발 굴업도행 나래호 도착하여 승선하기.

한데 이 율도선은 홀수날은 굴업도를 먼저 들르지만 짝수날은 굴업도를 마지막에 들른단다. 덕분에 율도선이 들르는 섬을 모두 구경하는 행운을 누리게 됬으니 이런 복이 어디 있을꼬?

먼저 문갑도를 들르고 다음엔 지도, 울도, 백아도, 마지막이 우리의 목적지인 굴업도 

 

굴업도까지 장장 2시간에 걸쳐 서해안의 예쁜 섬들을 감상했으니 눈이 호강 한 번 제대로 했다. 

 

갈매기와 함께 한 2시간의 일주.

보통의 배들은 새우깡을 팔기에 짐을 줄이는 차원에서 두배 비싸도 배에서 새우깡을 구입하려 했는데 미리 새우깡을 준비 못한게 참으로 아쉽다.

 

사람이 사는 섬도 있지만 이렇게 크고 작은 무인도도 많아 볼 수 있었다.

 

 

오후 시간이기에 바다에 비추는 햇살의 반짝임도 아름답고

 

 

섬의 모습이 햇살과 함게 더욱 아름답게 보이고

배로 인한 물살의 모습도 한없이 바라보게 된다.

 

 

 이렇게 나란히 선 바위를 지나 드디어 굴업도 도착.

 

굴업도에선 이렇게 트럭으로 짐을 옮겨주고 사람까지 가득 짐칸에 타고 마을까지 들어간다. 또한 우리 손님 남의 손님 가리지 않고 무조건 다 태워주고 짐도 옮겨 준다.

민박집은 1박당 5만원인데 5집이 운영하고 있고 비박을 하는 사람들에겐 텐트당 1만원의 돈을 받는다.

쓰레기 처리비용 및 샤워 시설 이용료라니 한 가족 4명이 와서 샤워하고 가져온 재료로 음식 해 먹으며 남기는 쓰레기를 생각하면 만원은 절대로 많이 받는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

 

드디어 동네 도착

 

벽에 이렇게 붙여논 것이 간판의 전부인데 모두 한 장소에 빙 둘러 민박집이다.

그 사이로는 천주교회의 모습이 보이는데 사제님이 안 계신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이 곳에서 화장실에 들르고 물도 담아 죽비님에게 점검을 받은 후(무게가 들고 갈 정도인지)

 

드디어 비박지인 개머리동산을 향하여 고고 씽~~

산더미같은 배낭을 맨 우리 일행들.

난 작은 배낭인 대신 강화읍에서 산 밍크담요와 매트를 지고 이고 그 먼 곳까지 가야했으니

 

 

깨끗한 모래의 멋진 해변을 지나 돌언덕을 올라가 우리가 올라 온 길을 한 번 바라보고

 

 

조금 더 가다가 물이 빠지면 건너갈 수 있다는 토끼섬을 아쉬운 듯이 쳐다 본 후 강아지풀과 억새로 가득 어우러진 길을 갔다.

한데 그놈의 농어 회를 뜨고 난 서더리가 문제였으니~~

큰놈 이다보니 뼈다구도 어찌나 무겁던지 무거워 버리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 맛을 아는 나는 내가 들고 갈테니 달라고 하니 그건 안 된다하고

ㅠㅠㅠ 어쩌란 말이냐?

우여곡절 끝에 흑기사를 만나 끝까지 가져가긴 했는데 그게 히트작 이였다는거

(물과 서더리 내 밍크담요까지 들어준 젊은 친구들 복 받을껴. 넘 고마웠다우)

 

 

짐 맡기고 가벼운 마음으로 강아지풀 사이로 예쁜 바다를 감상하고 다시 짐을 메고 걷고 또 걷기를 한없이~~

 

드디어 우리가 머물 곳 도착

텐트를 치고 나니 이렇게 저녁노을이 예쁘게 우릴 맞이한다.

 

멋진 노을 을 바라보며 텐트에서 셀카도 찍어주고 

  

 

서로 사진 찍어주느라 야단법석인 모습 감상도 하면서

 

 

굴업도에서의 일몰 모습 생생히 실시간 촬영.

         

 

다같이 일몰을 본 우리 일행들. 오늘밤을 지낼 텐트 앞에서 한방 찍어준 후. 

 

저녁 준비에 들어가기.

밥 되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일행들.

왜 이리 밥이 안 되는거야, 배고파 죽겠는데.

난 또 맨손으로 와서 얻어먹어야 하는데 왜 이리 눈치없이 배는 고픈지ㅎㅎㅎ

 

 

드디어 밥이 되고.

서더리를 코펠 한 곳에 물과 소금만 넣고 끓였는데 이 국물이 푹 고아낸 사골국물의 모습이였으니~~

재탕에 삼탕, 사탕, 오탕까지 본전 다 뽑아낸 서더리탕. 정말 맛이 죽여준다

이걸 무겁다고 버렸으면 어찌 했을꼬, 억울해서.

굴업도에서 우리팀은 술이 없다.

무거운 비박 짐으로 인해 술까지 가져올 엄두를 못 냈던 것.

죽비님좀 보소.

저 윗동네 아저씨들 팀에서 오라고 했다며 가더니 술 한병을 들려 아저씨 두명을 원정 보냈다. 꼭 한 명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하면서

맘처럼님,

자기를 생각해 주는 죽비님에게 감탄을 하며 바로 자기라며 즐거워하는 모습

이렇게 먹고 대화하고 일몰을 보면서 지내다 오늘도 일찍 잠자리에

난 길친구님들이 다 맘에 드는데 딱 한가지 맘에 안드는게 바로 이것.

이렇게 어렵게 왔는데 왜 이리 일찍 자는거야?

다 자는데 나 혼자 설쳐댈 수도 없고

에이!

속상혀~~

 

2013년 10월 13일

새벽 5시30분.

밤사이 5번이나 들락날락 화장실 출입(?)으로 잠을 설쳤지만 매일 일어나던 시각이라서인지 눈이 떠진다.

밖을 내다보니 아직 별이 총총하다.

그러다가 6시쯤 되니 두개의 별만 보이고 모두 햇님의 출연이 무서운지 숨어 버렸다.

해맞이를 하려고 동쪽으로 향하여 가다가 앞에 가는 사람이 있어 가까이 가 보니 알라님이다.

둘이서 붉게 물들어오는 쪽을 열심히 바라보아도 해는 구름에 가려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포기하고 텐트로 돌아오니 하나 둘 모두 일어나 나온다.

  

오늘 아침은 어젯밤 남은 밥이 있어 라면으로~~

이때다~ 하며 덕적도에서 산 라면을 내 놓으며 비로서 쬐끔 떳떳해지는 느낌이다.

텐트도 없고, 버너와 코펠도 없고, 쌀, 반찬 라면 등 하나도 가져온 것이 없이 이리 2박3일을 지냈으니 일행 모두에게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

 

 

아침을 먹고 8시쯤 다시 마을로 향해 출발하였다.

시간이 넉넉하기에 굴업도의 앞 뒤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쉬엄쉬엄 내려갔다.

(밧데리 부족으로 이후 사진 없씨요  죄송) 

마을에서 일행들은 짐만 트럭에 실은 후 걸어서 뱃터까지 가고 나와 니들맘만 남아서 있다가 빠다코코넛 과자와 갈매기 밥으로 새우깡을 산 뒤 트럭을 타고 뱃터로 가 일행들을 만났다.

11시 10분 고려훼리의 나래호 타고 어제와 같이 5개의 섬을 빙 돌아서 덕적도 도착.

 

내리고 나서 1시간 20분 후 연안부두행 배가 있기에 누릉지를 끓여서 점심을 먹을건데 물과 가스가 없단다.

얼른 물주머니를 들고 화장실에 가 물을 받은 후 수퍼에서 가스 한통을 사 왔다.

일행이 다 같이 누릉지 끓여 점심을 먹고 그릇 정리 후 2시 40분 스마트호에 탑승

한데 이 곳엔 갈매기에게 새우깡 줄 장소가 없다.

굴업도행 율도선에서 줘야하는걸 우짜노?

갈매기야 미안하다.

덕분에 내가 새우깡 잘 먹었다. 고마워ㅎㅎㅎ

 

드디어 연안부두 도착

다 같이 금산식당에서 벤댕이 회무침을 먹기로 했는데 난 율도선 타고 오던 중 남편이 아프다고 응급실 가야한다는 전화를 받은지라 혼자서 집으로 가야 헸으니ㅠㅠㅠ

미안해요 길 친구님들.

같이 한 2박 3일 민폐끼쳐 미안한데다 끝까지 같이 하지 못해서.

모두모두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우리 다시 비박에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