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0일밤 9시
집 앞에서 알라를 만나 성남 야탑역으로 달리기
한 번도 여행을 반대한 적이 없는데 이번만은 그게 아니었다.
발목 부상을 입은데다가 겨울에 강원도 여행이라니까 ~~
더구나 눈이 계속 오는 요즈음이니 혹 모를 사고의 염려 때문이였으리라
일본 여행 가기 전 미리 들어놓은 여행자 보험 계약서를 보여주고 일기예보에 눈 소식은 3일간 전혀 없다고 하며 어렵게 나왔기에 더욱 재미있게 신나게 여행 하리라 다짐을 하며~~
출발 50여분 후 약속시간 30분 전에 성남에 도착. 죽비님댁 지하에 주차를 하고 2박 3일간 신세질 12인승 차에 올랐다.
일행 모두를 만난 후 어둠 속에 일출을 볼 울산 간절곶 부근 진하해수욕장을 향하여 고고씽.
5시간여를 달려서 새벽 3시 30분경 진하해수욕장에 도착.
아늑한 자리를 찾아 텐트를 치고 처음으로 침낭에서 잠이 들었다.
어둠이 좀 걷힐 무렵 일어나 일출을 보러 나서니 수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세워놓고 준비하고 있는 모습들이 여기저기~~
앞에 다리가 있기에 올라가 아랫쪽을 보니 찍사들이 100여명은 대기중인듯 가득하다.
그뿐 아니라 다리의 곳곳에, 그리고 계단마다 카메라로 '레디 고!' 를 기다리는 사람들
드디어 기다리는 태양이 구름 사이에서 나타나고 여기저기 셔터 소리가 요란하다.
비록 똑딱이 카메라이지만 나 역시 기다리던 해님을 카메라에 담고~~
해가 솟아오르는 동안 계속 밀려오는 파도, 명선도는 그 곳에서 예쁘게 포즈를 취하고
죽비님 말이 비박하는 사람들에게 사진찍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는데 이들도 미쳤다고 한다. 내가 볼때 무얼하든 미치는것은 좋은 일이여~~
텐트에 돌아오니 침낭이 정리되어 있고 찐한 사골국물에 떡만두국을 끓이고 있는 알라
알라표 떡만두국은 일곱이 먹다가 하나 밖으로 사라져도 모를 정도로 맛있었고, 특히 깍두기 맛은 일품이다.
거기다가 사비나가 가져온 김부각은 반찬으로는 물론 슴슴하고 바삭하니 간식거리로도 너무 좋을 듯한 맛. 떡만두국과 김부각이 시간과 정성이 듬뿍 들어간 음식이기에 더욱 감동이다.
든든하게 떡만두국을 먹고 짐을 챙긴 후 다음 행선지로
12인승차의 뒷좌석을 빼고 넣은 우리의 많은 짐들.마치 자취하는 사람의 이삿짐과 같은 모습이다. 텐트, 침낭, 메트, 버너, 코펠, 먹거리 등 2박 3일간 살 것을 가져왔으니 여기 보이는 것만큼 좌석쪽에도 짐이 가득하였고~~.
운전을 하여준 사진작가님 말씀이 모두 짐들고 가출한 줄 알았다나 ㅎㅎㅎ
처음 간 곳은 부채꼴 모양의 주상절리
파도가 너무 심하여 부채꼴의 주상절리 모습이 온전히 보여지지 않을 정도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너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옆으로 있는 주상절리에 부딪쳐 튀어오르는 바닷물결
밀려오고 부딪고 또 밀려오는 파도는 아무리 봐도 지루하지가 않다.
소나무 사이로 바라보는 하얀물결이 너무 예쁘다.
이곳엔 데크로 된 다리도 있다.
가다보니 흔들다리가 있다. 뒤에는 빨강색과 흰색의 등대가 보이고
파도는 계속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다음 행선지는 대왕암
문무대왕님의 무덤에 하얀 파도가 부딪치며 물보라가 가득한 모습
파도가 힘차게 가득히 밀려오는 대왕암 앞바다~~
그 장엄함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전에 왔을때와 이리도 다른 모습이라니!
이 멋진 모습을 보고 감탄하며 사진에 담고, 또 감탄하며 멋진 파도를 다시 찍고~~
다시 해안 7번 국도를 달리며 점심 먹을 곳에 대해 포항에 거주하는 길친구들께 자문을 구하려 했으나 통화가 안된다.
한정식을 먹을까 아님 물회는 어떨까 의견이 분분한데 복탕 집앞에 차가 선다.
이걸로 점심의논 종료. 오늘 점심은 1만원짜리 밀복탕으로 ~~ (운전사 맘대로여유)
한데 이 집이 대박이였다.
반찬이 그득한데 하나하나가 다 맛있다.
해안가라 생선이 싱싱해서인지 메인요리인 밀복탕은 물론 가재미찜도 맛있고 멸치찜도, 꽁치구이도 너무너무 맛있다.
알고보니 황사진작가님의 단골집이였던 것.
사진 촬영을 위해 전국일주를 20여회나 했다는 분이라서 여기저기 가는 곳마다 맛집, 예쁜 길, 멋진 절경 등을 잘 아시는 분이시다.
맛있게 먹고나서 달려 간 곳은 내가 꼭 가 보고 싶었던 포항의 호미곶
호미곶의 상징인 손 모형을 보며 데크로드로 향하였다.
이 곳엔 문어상이 정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바다를 가리키는 소년동상 앞에서 죽비님과 알라님의 포즈.
이 데크의 건너편에는 새천년 기념관이 있고 데크의 중앙에는 검은 대리석의 지도가 이 곳의 위치를 알려준다.
푸르른 바다의 흰 파도속에 갈매기들이 돌 위에 가득 앉아있고
호미곶 입구에는 국화빵을 팔고 있어 5000원어치 사서 맛보니 어릴때 엄마를 졸라서 사 먹던 추억이 아련하다.
막 호미곶을 나오는데 손가락 위에 두 마리의 갈매기가 균형있게 앉아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어서 저녁 반찬과 술안주를 위한 장을 보기 위해 죽도시장에 갔다.
싱싱한 생선이 가득한 죽도시장
청어, 영덕게, 갈치 등 생선이 즐비한 중 우리는 생선회(4만원)와 문어(5만원)를 구입
해맞이 공원 근처의 강구 대게축구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강구의 대게축구장에서 맞은 일몰의 모습 속에 억새가 하늘거리고, 블루로드 정자가 길가에서 햇살을 받으며 있는 곳
해가 넘어간 산은 겹겹이 환상의 색깔로 저마다의 빛깔을 보여주고
축구장 사무실에서 이 곳에서의 텐트침을 허락함으로 오늘도 비박으로 결정
죽비님이 누군가의 집으로 갈 것이라하여 따라 나섰는데 이틀 내리 비박이라니ㅠㅠㅠ
이번에도 본의 아니게 비박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어쨌건 저녁은 먹어야지
삶아온 문어를 자르고 회를 뜨도 난 서더리탕도 끓이고~
호박부침도 하고 새우구이까지 진수성찬 준비하기
텐트 안에서 했건만 어찌나 손이 시리던지~~ 알라는 밥 담당
와우! 드디어 차려진 저녁상
점심에 이어 저녁도 생선회에 문어에 새우 등 배터지게 먹고났는데 겨우 7시 30분.
할 일도 없고 잠을 자자니 너무 이르기에 주차장 돌며 걷기를 30여분.
다행히 이 곳의 화장실은 뜨거운 물이 나오고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는지라 설거지와 씻기 등에 불편이 전혀 없었음이 매우 감사했다.
몸에 파스형 핫팩을 붙이고 9시쯤 자리에 누우니 따뜻하여 잠이 솔솔~~
1.4kg의 충전제 침낭을 가진 난 마치 우리 집 안방과 같이 따스함이 있었으나 바람만큼은 밤새도록 텐트의 천벽을 울리었고 그 속에서 밤은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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