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5일
산이님과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떠나게 된 비박.
11시 30분에 결정하고 부지런히 베낭에 비박할 것을 담았다.
하필 다른 날은 없던 점심식사 준비해서 가족이 먹는 일까지 생겼지만
무사히 1시 30분 집을 출발 성남 죽비님 집으로 향했다.
죽비님과 정아님을 만나 분당아트센터에 주차를 하고 이메역에서 산이님을 만나고
차로 온 티불루님과 자유님을 만난 후 영장산으로 오르기.
한데 평지라던 영장산이 처음부터 제법 굴곡이 있는 언덕이다.
아마도 산이님의 수준에서 평지였을 것이라 생각하며 오르고 내리기를 30여분 후
중간지점에서 휴식
베낭을 내려 놓고 자유님이 준비해 온 만두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휴식.
이 곳은 많은 등산객들이 오고 가는 길이였으며 우리의 머리까지 올라오는 베낭을 보고
다들 대단하다며 놀란다.
비박 하느냐는 질문에는 네팔 갈 훈련 중이라고 답변하고 ㅎㅎ
다시 30여분 더 가서 물이 있고 데크가 있는 비박지에 도착.
우선 오늘 처음 비박에 참여하는 티불루님의 텐트를 치고 인증샷 후 얼른 텐트 접고.
(영장산을 관리하는 요원들이 와서 불 피우지 마라, 언제 내려가느냐를 물었었기에)
위의 텐트는 자그마치 72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산 1인용 텐트로 고어택스로 된 천이라서
결로도 없이 너무 좋은 텐트란다.
이어서 산이님이 준비한 비박 시작의 축하케익과 티불루님이 준비한 양주로 티불루님의
비박 머리 올림을 축하하는 시간으로 웃음꽃을 피우고
이어서 요리가 나오는데~~
티불루님표 소불고기
정아님표 고추장 불고기
또 정아님표 크림 파스타
이번엔 크림 파스타에 햇반을 넣어 볶은 햇반 파스타(?)
결국 밥은 안하고 케익과 고기와 파스타로 너무 배부르게 먹고
내가 가져온 김치찌게용 김치는 맨으로 그냥 거의 다 먹었다는~~
디저트도 있었다.
정아님 배까지 갖고 왔으니 얼마나 짐이 무거웠을까?
더구니 고추장 불고기는 너무 많이 가져와 반이나 남았는데~~
(그걸 내게 줘서 딸네 집까지 다 불러 파티 벌렸으니 그 양이 얼마나 였는지 짐작이 가죠?)
좀 어둠이 올 무렵 지어진 3동의 텐트가 다정하게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자유님은 하산(도를 다 닦았나 봐요 하산하게 ㅎㅎㅎ)
배웅하러 간 산이, 정아, 티불루는 거의 2시간만에 돌아와 무지 걱정을 했었다는 ~~
(너무 이뻐서 산적들 소굴로 끌려 간 줄 알았꾸마)
데크에 누워 비록 별은 보이지 않았지만 하늘을 바라보니 어둑한 속에 비추이는 소나무의
모습이 너무 분위기 있고 낙엽진 헐벗은 나무들까지 아름답게 보였다.
죽비님은 코 골며 자는데 나머지 4명의 여인네는 대화가 멎을 줄 몰랐으니~~
그러다가 빗방울이 떨어지고
할 수 없이 12시쯤 모두 잠자리로 들어갔다
티불루님의 고가 텐트
산이님의 실용적이고 이쁜 텐트
파워맘과 정아님은 죽비님 텐트에서 더부살이 하공.
잠은 안오고 비는 소로록 토토토톡 계속 내리는데 더부살이니 뒤척이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어머나!
침낭이 축축해 오는 느낌
바닥에 손을 대 보니 텐트 바닥에 물이 들어와 있다.
"죽비님! 물이 흥건해요."
라고 하니 얼른 일어나 부직포를 메트 아래로 깔아 준다.
과연 죽비님이네.
비상시를 위하여 긴 부직포까지 준비하였다니~~
조금 후 정아님도 밑에 물이 흥건하다고 어쩌냐고 한다.
에이!
이럴 바에야 하며 일어나면 어떨까 하는데 다른 텐트에서도 말 소리가 들린다.
우리 일어 납시다.하며 텐트를 박차고 나왔는데?
이 시각이 1시 50분.
모두 일어나 나오고(죽비님만 쿨쿨 - 잘 자는거 부러워)
모두 죽비님표 우비를 입은 후 물을 끓여 커피를 마시고
라면을 끓이려고 하다가 충청도까지 운전하며 갈 티불루님 밥 먹여야 한다는 정아님의
주장으로 3시 30분에 밥을 앉히고
4시에 꽁치 찌게 끓여 찌게에 라면사리 두개나 넣어서 먹고~~(아직도 죽비님은 쿨쿨 ㅎㅎ)
이렇게 날밤 새운 비박.
날이 서서히 밝아오기에 새벽 산행하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텐트를 일찍 걷기로.
각자 자기 짐을 챙기는데~~
정아님 좀 보소.
침낭을 주머니에 넣지 못하고 끙끙대는 모습이라니~~
아무리 더부살이를 했어도 그렇지.
나처럼 깔끔하게 짐 정리를 끝내면 더부살이한 티가 안나잖아요 ㅎㅎㅎ
밥도 먹고 라면 사리도 먹고 커피도 마신 후
짐을 다 싼 후의 즐거운 미소
집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올라온 길의 반대쪽으로
훨씬 완만하고 가까운 길이다.
빗속의 비박이였기에 더욱 추억에 남을 이날.
많은 비는 아니였기에 내려오는 길도 그리 미끄럽지 않아서 좋았고
내려오면서 봄의 전령사인 진달래꽃도 보는 길 이였기에 더욱 좋았다.
이메역으로 내려 온 후 차가 있는 분당아트센터에서 커피를 마시며 마지막을 장식하고
티불루님은 차로 홍성으로 갔고
산이님은 이메역으로 가 전철로 응암동으로 갔으며.
난 정아님과 죽비님을 성남에 내려 준 후 인천으로~~
같이 비박을 했던 죽비님, 산이님, 정아님, 티불루님!
함께해서 즐거웠어요.
다음에도 또 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