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여행기 - 3
2013년 7월 28일
우리의 가장 바람이던 백두산 천지에 가는 날.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5시 모닝콜, 6시 아침식사, 6시 30분 출발.
이 빡센 일정의 이유는 백두산 천지를 가는 길이 멀고도 멀기 때문이란다.
방에 느긋하게 앉아 계신 어르신들로 인하여 출발은 5시 52분에 하였다.
'이도 백하' 라는 곳으로 5시간 30분간 쉼 없이 가야하기에 서둘러 떠나면서 밖의 풍경을 내다보니 역시 우리 땅 고구려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둥글고 펑퍼짐한 산의 모양,
해바라기, 소나무, 망초, 강아지 풀, 낮은 상수리 나무, 기와집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굴뚝의 연기 등등.
우리가 가는 백두산은 중국에선 장백산이라 부른단다.
높이가 2,744m로 한라산의 1950m와는 상대도 안되게 높은 산이다.
백두산은 총 16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그 중 9개는 중국의 소유이고 나머지 6개의 봉우리가 북한의 소유라고.
천지의 경우는 북한이 60%를 소유하고 있고.
이 백두산은 청나라에 의해 발견 되었는데
청나라의 '누루하치'의 아들이 천지의 물을 먹고 불치의 병이 나은 후 보호지역으로 됬었다고 한다.
백두산 오르는 길은
북파(우리가 가는 지프로 오르는 방법),
서파(1000여개의 계단을 걸어서 야생화를 보며 올라가는 방법),
남파(차에서 바로 갈 수 있는 방법)
동파(북한을 통해서 갈 수 있는데 가장 가까이서 천지의 물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직접 물을 만질수도 있는곳.)
동파는 북한의 김일성이 백두산을 개발하여 훨씬 볼거리가 많다는데 우리는 중국을 통해 백두산과 고구려 유적지를 방문해야함이 너무나 속상하다.
우리가 백두산 천지에서 해서는 안 될것을 알려주는데,
프랑카드 사용, 애국가부르기, 제사, 담배태우기, 만세부르기 등이 제한된다고 조심하란다.
백두산 천지에서 애국가를 오카리나로 연주하려고 연습해 왔는데 우짜노? ㅠㅠㅠ
4시간 30분쯤 달리다가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고 점심 먹는 곳으로 향했다.
제법 훌륭한 식사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김과 고추장을 준비해 왔는데 그걸 꺼낼 필요가 없을만큼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 주신다 - 감사~~
밥을 먹었으니 또 올라가는 우리의 전용 관광버스
드디어 도착하니 입장할 표를 나누어 주는데 200위안이 넘는 금액.
이걸 500명 관광객 수로 곱해보니 하루에 우리 돈 2000만원이나 된다.
이를 1년 동안 모두 합하면?
북한이 백두산을 개방한다면 누가 중국을 통해 오나?
우리 민족인 북한에게 돈을 주며 구경하면 우리 땅 밟아서 좋고 북한에 경제적 도움이 되니 좋은데~~~
가슴 아픔에 마음이 절여오는데 우비를 입으란다.
난 우비를 안 가져왔으니 우산으로 버티기로~~
일행 모두 우비를 입은 후 마이크로버스로 이동 40분 간 천지 입구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앞서 다녀온 사람들을 보니 우비를 입은체 물에 빠진 새앙쥐의 모습이니 너무 심한 비바람으로 인하여 우비를 입은 사람들도 비를 막지는 못했던 것
<마이크로버스의 풍경과 백두산 올라가는 길의 나무들 - 싱그러움이 가득하니 예쁘다>
쏟아지는 폭우속에 다시 지프로 갈아타고서 천지를 향하여 고고~~
어찌나 구불구불 길이 험한지 손잡이에 매달려 조마조마한 15분.
난 이미 차를 2번 옮겨타면서 온 몸이 흠뻑 젖은 상태였고~~
드디어 천지 입구에 도착
비바람을 헤치고 올라가니 서있기도 어려울 정도
세찬 비바람 폭풍속에 우산은 꺾이고 사진 찍기 조차 힘이들 지경이였으니
자연의 힘이 이리도 무섭고 세므로 자연에 절대적으로 순응해야함을 느낀 시간들이였다.
정신없이 사진 1장만 찍고 온 몸이 젖은 채로 휴게실로 갔다.
휴게실엔 온 몸이 젖은 사람들이 가득 붐빈다.
'정상주'를 마시는 사람들의 떠들썩함과 (우리의 정상주는 맥주)
그래도 천지 앞에 가 봤다는 만족감을 보이는 사람.
너무 아쉬워하며 다시 꼭 와 봐야겠다는 사람들로 가득차 잔치의 분위기와도 같은 풍경을 보인다.
한데 다시 지프로 내려와 마이크로버스를 타니 장백폭포가 물이 많이 불어 통제를 받아 못 간다네?
천지의 물이 섞여 흐르는 장백폭포라도 보려는 마음은 꺾이었지만 우리 일행은 <꿩 보다 닭의 마음>으로 월량탄이란 곳을 가서 폭포를 보았다.
이 폭포는 알려지지 않은 폭포이기에 '하이원 폭포'라 이름도 지어주고
다시 우리의 관광버스로
우리가 본 천지의 물은 압록강, 두만강, 용화강 등 3곳으로 흘러 가며, 넓이는 13.11k이고 평균 수심은 204m이며 가장 깊은 곳은 360m나 된단다.
이 곳의 생물로는 산천어 뿐이라고
가이드님의 설명 속에 모두 몸이 젖었기에 에어컨을 틀 수가 없었는데 그 기회를 잡은 모기들의 기승.
여기 저기 긁기에 바쁜 나 - 괴로워 왜 나만 무는거니?
지루하게 이동 중 가이드의 웃기는 이야기
똥싸게 3년이면 울타리를 넘는다.(우리는 서당개 3년이면 풍월울 읊는다)
참으로 현실적으로 지어낸 속담이 아닌가?
긴 버스이동으로 지루함을 '가문의 영광' 아리는 영화 한 편으로 떼우고
가고 오는 길에 고향냄새 풀풀 나는 화장실도 들르고
옥수수와 땅콩도 사 먹으면서 천지행의 오늘을 보냈다.
백두산 여행기 - 3 끝
제 4편을 기대해 주세요.